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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5살 아이와 함께 - 어린이뮤지컬 〈라푼젤〉 후기 (ㄱㅊ시민회관 소극장)

by theASDF 2022.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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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뮤지컬 라푼젤

주최 : ㅎㅁ극단

가격 : 19,800

동네 시민회관에서 하는 <신데렐라>를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지만 이번엔 다른 극단 라푼젤..

극단이 다르면 좀 괜찮지 않을까? 요즘 우리 딸이 젤 좋아하는 공주가 라푼젤인데 라푼젤을 또 안 보여줄 수는 없어서 지난 1월부터 예매하고 3월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와 그런데...

일단 공연 시작 전 라푼젤 포스터랑 찰칵 +_+

우리 딸도 당연 라푼젤 드레스에 핑크 머리핀 하고 갔는데 여자아이들 95%가 드레스를 입고 왔다.

공연장은 아주 그냥 핑크밭💕💖💞💝💘💓

시작 전, 커튼콜 때는 사진촬영이 가능하다고 안내받았다

그리고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으로 관람한 라푼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 후기를 적어보자면..

 

아 진짜.. 내가 '맛집' 후기는 써도 '맛없는집' 후기는 안 쓰고, 좋은건 공유해도 안 좋았던건 공유 안 하는 성격인데 (굳이 내 똥리뷰로 자영업자가 피해받는거 싫어서), 근데 아무리 아무리 동네에서 하는 소규모 어린이 뮤지컬이라도 그렇지 이건 아니지 않나 싶을 정도의 퀄리티였다. 고등학교 연극부가 이보다 잘하겠다 싶은 느낌. 이걸 둘이 4만원 씩이나 내고 봤다니ㅠㅠ

일단 공연장 상태 무엇..

조명 위치가 이상한건지 정면을 보고 있는 배우 얼굴에 어떻게 이렇게 그림자가 많이 지는지 신기했고?? 마이크 상태는 또 왜 이럼? 중간중간 소리가 붕 뜨는(?) 느낌들고 가끔씩 지지직 거리기도 하고, 심지어 공연 중 두 번은 마이크가 꺼졌는지 배우가 대사 치고 있는데 1~2초 정도 아무 소리가 안 나왔다. 공연장 상태가 이모양이니 배우들은 연기 도중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시민인 내가 다 극단에 미안한 느낌;;

그래. 공연장 구린건 그렇다 치고. 그런데 뮤지컬에서 노래 틀어놓고 립싱크하는거 정말 첨 봤다..!!

모든 노래를 다 립싱크 한 건 아니지만 노래가 6곡 정도 나온다면 3~4곡은 립싱크. 처음 왕과 왕비의 듀엣도 립싱크, 그 이후 라푼젤이 청소하며 부르는 첫 노래부터 립싱크, 심지어 남주와 여주가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조차 남주는 진짜로 노래를 불렀지만 라푼젤은 입모양만..

처음엔 기가막혔고, 그 다음엔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났다가, 공연이 끝날 때 쯤엔 혹시 배우가 코로나 걸렸나? 목이 많이 아파서 도저히 노래를 못 부르는 걸까? 폐는 괜찮은가? 하며 배우의 건강까지 걱정될 지경이었다.

동네 시민회관에서 하는 뮤지컬에 내가 뭐 대단한 고퀄을 기대하는 것도 아니고 & 그렇다고해서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딱 좋아할만한 신데렐라, 백설공주, 알라딘, 겨울왕국 같은걸 하길래 별 일 없으면 그냥 한 두 달에 한번 씩은 아이에게 좋은 추억 만들어주고자 보여주려 했는데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던 것 같다.

제작자, 배우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공연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걸까. 마녀의 연기와 노래는 좋았지만 그것 말곤 할 말 없었던 50분. 반성하고 개선했으면 좋겠다.

+

작고 조용한 블로그지만 내가 쓴 리뷰가 검색어에 걸리는지.. 극단 소속 어떤 분이 검색하다 내 후기를 보시고 연락을 주셨다. 그래서 알게 되었는데, 며칠전 음향 조명 메인배우 몇 분이 코로나 확진되어 급하게 팀이 수정되며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하루에도 몇천명 몇만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비상 시국이라 그쪽의 당황스러웠을 입장도 이해는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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