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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영화 드라마

육퇴후넷플릭스🍿 <어바웃타임> (2013)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by theASDF 2021.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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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시절 남편은 술을 정말 잘 마셨다. 짝으로 마셔도 취하지 않는 어마어마한 주량의 소유자. 나도 술을 좀 하는 편이라 나는 결혼해서도 함께 잔을 기울일 수 있는 남자와 만나고 싶었다.

대학 다니는 동안에는 술 약한 남자들이 싫었다. 선배랍시고 몇 잔 먹고 취해서 '내가 술 마셨으니 하는 말인데' 하면서 헛소리하는 것도 못 들어주겠고, 테이블에 아까운 술 쏟는 것도 싫고, 개만취해서 길바닥에서 뒹구는 것도 보기 싫고, 취했는데 안취했다며 집에 안 보내주는 놈도 싫고. 무튼 취해서 주사부리는 남자는 다 싫었다. 소개팅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맘에드는 남자를 만났지만 주량이 소주 (3병도 아니고)3잔이라는 말에 더 만남을 이어가지 못한 적도 있다. 근데 남편이 30대 중반이 지나니 술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3병을 먹어도 5병을 먹어도 사람들이 취한 줄 몰랐을 정도로 멀쩡했던 사람인데 요즘은 회식 갔다오면 택시에서 폰을 두고 내리지 않나 지하철에서 잠들어서 2호선을 한바퀴 돌지 않나 버스타면 종점까지 가질 않나...

오늘도 남편은 지도교수 모임이 있어서 나갔는데 8시에도 연락이 없고 9시에도 연락이 없고. 중간에 삼각지라며 전화 한 번 띡 하더니 9시에 파한 사람이 11시 반에 귀가. 분명 삼각지에서 4호선을 탔는데 눈 떠보니 2호선이었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하는데 너무 화가나서 막 쏘아붙이고 미안하단 말을 다섯번 쯤 들었는데도 기분이 나아지지 않아서 여태까지 잠 못들고 있다.

그래서 플레이한 <어바웃타임>. 의도한건 아니지만 시간을 되돌리는 영화가 보고 싶었다. 시월애를 볼까 어바웃타임을 볼까 하다가 플레이했는데 혼자 이렇게 영화를 보는게 너무 오랜만이라 좋고 어색하고 그렇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도 두 번이나 봤던 영화인데, 다시봐도 영화는 여전히 좋았고, 아무리 과거로 되돌아간다해도 세상에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여전히 있다는걸 다시금 깨달았다. (제길..ㅋㅋㅋ) 아직까지도 이 영화를 안 본 사람은 아마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안 본 사람이 있다면 인생에 이런 영화 하나 쯤은 시청목록에 넣어두어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주인공 결혼식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al mondo 는 덤.. 츠카사 오빠의 결혼식 BGM 이기도 했던 이 음악.

이넘이ㅡㅡ

세상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며 살기.

오늘은 미웠어도 내일은 잘 해줘야지.

첫째랑 소꿉놀이도 많이 해 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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