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지성 한지민 주연의 드라마 <아는 와이프>.
당시 나는 신혼 초기에다가 신생아를 키우고 있었는데, 철없던 시절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며 대략 이런 생각들을 했었던 것 같다. 와 육아맘은 정말 힘들겠구나. 게다가 워킹맘이라니.. 오우 나는 못해못해.. 근데 아무리 그래도 한지민 너무한거 아닌가.. 집 완전 쓰레기장이네.. 밥도 못 먹고 야근하고 왔는데 구박 받는 남편 불쌍하네.. 등등 (ㅎㅎㅎㅎㅎ)
그런데 며칠 전 남편이랑 육아와 가사 문제로 대판 싸우고 (이 주제로는 매일 싸움거리 생기는거 아시죵) 울집 신씨들 모두 잠든 사이에 넥플릭스 돌려 보다가 우연히 이 드라마를 보고 반가워서 1화부터 플레이를 시작했다.
아... 근데 뭐죠 이 드라마??
이게.. 이렇게 현실 고증된 드라마였나?...
처음 봤을 때와는 너무나도 다르게 느껴지는 장면들.
1화부터 거울 보는 느낌에 완전 소름 돋았다.
남편 코 골면 일단 얼굴부터 밀어버리는거 = 나
잠결에 애 우니까 일단 툭툭 건드려보는거 = 나
자다깨서 비몽사몽간에 우유주는거 = 나
ㅋㅋㅋㅋㅋ 이거 제 등원 모습 맞고요ㅋㅋㅋ
복장.. 머리.. 표정... 소름ㅋㅋㅋ
언제 와서 절 찍고 가신거죠
그리고 빡친 서우진(한지민)이 차주혁(지성)한테 막 쏘아붙이는 장면을 보는데.. 불과 3년 전만 해도 어떻게 남편이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왜 저렇게 막대하지 생각했던 내가 지금은 드라마 속 서우진처럼 똑같이 남편에게 용가리처럼 불을 뿜어내며 화를 내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보다보니 심지어 똑같은 대사도 있었다 허허허ㅎㅎㅎㅎㅎ
엊그제도 일 끝나자마자 머나먼 근무지에서 버스타고 기차타고 지하철타고 칼퇴해 온 남편한테 이렇게 어중간한 시간에 올거면 오지 말라고 (?!?!), 더 일찍오던가 아님 아얘 밥을 어디가서 먹고 오라고 했는데... 변했구나 나ㅠㅠ
차주혁 : 내가 알던 귀엽고 발랄한 여자는 어디가고 웬 괴물 하나가 침대를 같이 쓰는 것 같아
차주혁 : 나는 머리 푼게 좋은데 왜 맨날 묶고 다니냐?
서우진 : 안감았으니까. 그렇게 좋으면 니가 길러서 풀고 다니든가ㅡㅡ
서우진 : 이 풀때기를 3만원이나 주고 샀다고?
차주혁 : 그래도 결혼 기념일이잖아
서우진 : 그걸 뭐하러 기념해!!
전 와이프 보자마자 진짜 질겁하는 차주혁..ㅋㅋ
이 드라마를 첨 봤을 땐 와이프는 안중에도 없고 애들 생각하며 눈물 흘리는 지성이 야속했고, 아무리 육아랑 일을 병행하는게 힘들어도 그렇지 전 와이프 보는게 그렇게 싫을까, 어짜피 너 새로운 인생 사는데, 그랬었는데 애둘맘이 되어 드라마를 다시보니 지성의 마음도 이해가 갔다.. 암요.. 나같아도 이런 와이프는 피하고 싶겠지..ㅜㅜ
그리고 또 나왔다 잠수교!!
일에 치여 애에 치여.. 힘들게 사는 워킹맘들의 꿈같은 장면ㅠㅠ 한강 보며 새벽 조깅ㅎㅎㅎㅎ
서우진도 바뀐 인생에서는 진짜 예쁘고 밝고..
사람답게 사는 모습 보니 약간 현타가 오기도....
그렇게 나는 지금 약간의 반성과 약간의 미안함과
약간의 부러운 기분으로 4화 보는 중.
육아맘의 생활은 너무 어려운 것...
그래도 뭐 별 수 있나 내가 잘 해야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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