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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위기 그 노래

유희열유감

by 이제이제이 2023.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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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희열을 얼마나 좋아했던가.

어리숙했던 나의 20대 연애시절.. 나는 그가 만든 노래 하나하나에 감정이입 했고 사람을 만나며 웃고 울던 시간 속에 항상 유희열의 노래가 있었다.

창작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하물며 직접 노래를 만들어본 사람이라면 더욱이 그 고통을 알 것이다.

나는 내 블로그에 영화나 책 리뷰같은 똥글을 쓸 때 조차 내 마음을 적절하게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해서 답답하고 괴로울 때가 많다. 그러다 네이버 영화 평점에 적힌 찰떡같은 표현이나 다른 무명 블로거의 잘 쓴 리뷰를 보면 '와 이 좋은 문구 몇 개만 짜깁기하면 진짜 그럴싸한 감상평을 써낼 수 있겠는데!!’ 하는 유혹에 빠진다. 요즘은 창작의 시대가 아니라 편집의 시대니까요?

그런데 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건 내 생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걸 글로 풀어낸 사람은 내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다. 그 문구나 표현을 그대로 따라 쓰면 나는 남의 글을 도둑질 한 것이나 다름 없다. 남의 것을 몰래 배껴가며 멋진 척 하느니 그냥 나는 똥글을 쓰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유희열에게 더 유감이었다.

그의 팬으로서 그가 얼마나 꼼꼼하고 치밀하고 까다로운 성격인걸 아는데.. 이 사람이? 이렇게나 비슷하게? 이렇게 많이?..

유희열의 표절 논란 by 나무위키

논란의 시초 <아주 사적인 밤>

그리고 사카모토 류이치 입장문 관련..

안녕나의사랑 ㅠㅠ

그리고 레전드급 마키하라 노리유키..

 

아.. 좋은사람 ㅠㅠㅠ 또 마키하라 노리유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을 들여 나무위키에 정리된 글과 유튜브 클립을 싹 훑고나니 개인적으로 표절 논란에 대한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어떤 익명의 작곡가가 유희열 곡 작업 방식을 추측해서 1시간만에 희열스러운 곡을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며 원곡 따다가 베이스 깔아놓고 음 바꾸고 메인 멜로디 몇개 바꾸는걸로 쉽게 새로운 곡을 만들어내는 작업 영상을 올렸는데.. 아 정말 내가 여러가지 직업 중 최고로 꼽는 작곡가라는 직업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들었다 ㅠㅠ

 

유희열의 표절 의심곡과 원곡을 다 듣고도 '비록 8마디 중 7마디가 비슷하고 코드 구성은 같지만 그래도 끝음이 다르지 않냐!', '템포의 변형이 있으니 이건 같은 곡이 아니고 창작이다', '그것도 안 된다면 이건 오마주다!!' 주장한다면.. 더 이상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내가 유희열의 표절에 실망했다고 해서 그렇다고 유희열이라는 인간 자체가 미워졌다거나 그가 작업한 모든 곡에 대한 신빙성이 없어졌다거나 그의 천재성에 의구심이 든다거나 한건 아니다!! (뭔소리지.. )

모쪼록 반성하고 푹 쉬고 다 잊고 그리고 다음 작품에서는 오롯이 그의 마음에서 머릿 속에서 나온 자유로운 그의 음악을 듣고 싶을 뿐..

https://youtu.be/7E22PYPMy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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