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딸을 키우다보니 인성동화가 잘 읽힌다.
인성동화는 생활습관 뿐만 아니라 배려, 끈기, 나눔, 정직 등을 주제로 해서 만든 교훈있는 창작동화라
나만 최고가 아니라 친구들도 모두 소중한 존재야, 이불에 오줌싸면 안 도ㅐ, 핸드폰을 너무 많이 보면 눈 나빠져, 뭐든 싫다고 말하면 안 돼, 곤충이나 동물을 괴롭히면 안 돼 등등.. 어린 아이들에게 꼭 알려줘야 할 내용들을 잔소리 없이 부드럽게 교육하기에 딱 좋기 때문이다. 네살 즈음부터 읽어주기를 추천. 자아가 세지고 자존감이 커지는 시기에 효과가 좋은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어린이 도서관에 가서 인성동화를 몇 권 빌려봤는데 좋았던 책도 있었지만 인성동화가 이래도 되나? 싶은 이상한 스토리의 책들도 있었다.
인성동하라고해서 다 좋은건 아니고 출판사에 따라 좀 차이가 있는 듯한 느낌. 좋았던 / 별로였던 인성동화 독서 후기를 남겨본다.
좋았던 책
<무지개 물고기>
무지개 물고기 저자 마르쿠스 피스터 출판 시공주니어 발매 1994.04.01.
이건 너무나도 유명한 스테디셀러.
<무지개 물고기>는 인성동화는 아닌데 우리 딸이 딱 겪고 있었던 자아도취 시기에 읽어주기 좋은 책 같았다. 여자애들은 4살쯤 되면 공주놀이에 빠져서 서로 내가 공주다, 아니다 내가 공주다, 아니다 내가 세상에서 제일 예쁘다 이러는데, 바다에서 가장 아름답지만 외로웠던 무지개 물고기가 어떻게 해서 행복해지는지 과정을 담은 책이다. 이거 읽으며 첫째랑 많은 대화를 나눴다^^ㅋㅋ
내용은 대강 이렇다
바닷속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반짝반짝 빛나는 은빛 비늘을 가진 무지개 물고기.
친구들은 무지개 물고기의 아름다움에 감탄했고
무지개물고기는 잘난 체를 하며 친구들과 놀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감탄해주지 않는 눈부신 반짝이 비늘이 있어야 무슨 소용이 있겠나.
바다에서 가장 쓸쓸한 물고기가 되어버린 무지개 물고기.
문어를 찾아가 묻자 너의 그 반짝이 비늘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라고.
하지만 무지개 물고기는 '반짝이 비늘이 없으면 난 행복하게 살 수 없는걸' 하며 거절한다.
그러다 우연히 만난 파란 꼬마 물고기.
꼬마 물고기의 부탁에 무지개 물고기는 반짝이 비늘을 하나 건네고 꼬마 물고기가 정말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무지개 물고기는 기분이 이상해진다.
그 이후로도 무지개 물고기는 친구들에게 반짝이 비늘을 하나씩 나누어주고,
이제 무지개 물고기는 바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물고기가 아니게 됐지만 행복한 물고기가 되었다는ㅎㅎ
독서 후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누기 참 좋은 책이다. 추천!
그레이트북스 인성동화 전집 《안녕 마음아》
인성동화로 유명한 전집은 아람북스의 《도토리 인성동화》, 그레이트북스의 《안녕 마음아》 등이 있는 것 같은데 《안녕 마음아》의 창작동화~교훈으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개인적으로 참 맘에 들었다.
<난 오줌 안쌌어> 의 경우에는
다른 친구가 오줌싼 것을 보고 놀렸던 남자 주인공이
실수로 오줌을 싸게 되고, 그걸 감추려고 이리저리 수를 쓰지만 결국 친구들에게 들켜 창피한 상황에 몰리는데,
자신이 놀렸던 재호가 오히려 다정하게 함께 놀자고 다가와줘서 고마움과 미안함을 느낀다는 이야기.
이 한권으로 아무데서나 오줌을 싸면 안 된다는 것, 오줌 싼 친구를 마구 놀리면 안 된다는 것, 그리고 친구를 용서하고 고마워하는 법까지 다 알려줄 수 있다. 아이에게 읽어주기 정말 좋았음ㅎㅎ
그리고 <엄마, 이제 그만!> 이란 책은 항상 엄마 핸드폰으로 게임만 하고 싶어하는 아이가 주인공인데
그렇게 재밌다면 엄마가 한번 해 볼까? 하며 게임을 시작한 엄마
그 이후 집안일도 안하고 소풍도 안 가며 며칠이나 게임만 하는 엄마를 보며 반성하는 주인공.
우리 아이는 아직 게임은 모르고 유튜브를 좋아하기 때문에 유튜브를 오래 보면 이렇게나 안좋단다! 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ㅎㅎ
별로였던 책
황우 《무럭무럭 인성동화》
처음보는 출판사이지만 도서관에 전집이 구비되어 있길래 빌려봤다. 그런데 황우 인성동화 전집은 책에 따라 별로인 내용들이 있어서 전집 구매는 비추. 일단 이 <무심코 괴물과~> 는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나머지 몇 권은 엥..
우선 <무심코 괴물과 두꺼비>는 동물들의 이야기부터 시작한다
두꺼비도, 꿀벌도, 가재도, 개미도, 무심코 괴물에게 다치고 먹잇감을 뺏겨서 파티원을 모아 복수하러 떠나는 중.
무심코 괴물은 장난꾸러기 남자아이였고 동물들에게 호되게 당한 후 반성한다.
4세 우리 딸은 이 책에서 처음 '복수' 라는 단어를 배웠는데 ('엄마 복수가 뭐에요? 복숭아 같은거에요?’ ㅋㅋㅋㅋ) 일단 복수라는 단어를 벌써 알려줘도 되나 싶었고, 또 괴물 = 남자아이 !!? 였다는 것에서 흠칫하긴 했지만 무튼 이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작은 곤충도 소중하기 때문에 장난을 치거나 함부로 밟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데 주제가 배려..?
'상대를 배려하는 아이' 와 내용이 아주 살짝 어긋난 느낌?
그리고 이건 내가 어떻게 읽어줘야할지 뭘 이야기해야할지 난감했던 책.
제목은 <싫어공주의 비밀>. 제목부터 '아무거나 다 싫다고 하면 안 된다' 는 교훈을 주는 책 같은 느낌이 팍팍 들지만..
뭘 해도 싫다고 하는 꼬마 돼지 보보
싫어요 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겨울에도 따뜻하게 안 입고 빨간 원피스에 핑크 모자를 쓰고 나가는 보보
그런데 이유는 친구에게 예쁘게 보이고 싶어서..!?
교훈 :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난감한 책이었다. 나만 이렇게 느낀걸까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니까 그 동안 아이에게 사 주고 싶었던 인성동화도 많고 참 좋았다. 당분간 전집 들이지말고 도서관에서 열심히 빌려다 읽혀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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