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축학개론>, 보기 전에는 설마 정말 집을 짓는 이야기일까 싶었고, 보고 난 직후에는 로맨스를 색다르게 풀어나가기 위해 건축이라는 소재를 갖다쓴 거구나 생각했는데, 나중에 다시 생각해보니 역시 집짓기가 영화의 핵심 키워드였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도 출신으로 아버지의 사랑과 기대를 한몸에 받던 여자가 서울로 유학을 와 강남에 사는 의사와 결혼했으나 곧 파경을 맞은 후 고향에 있는 늙고 병든 아버지를 위해 집을 지어준다는 이야기인데, 다만 그 집을 설계하는 남자가 대학교 일학년 때 잠깐 사귀었던 가난한 서울 남자라는 것이다.
. . .
그는 결국 첫사랑의 부탁을 뿌리치지 못한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다. 서연이 승민이 제시한 신축 설계안을 마뜩잖아하는 것이다. 이때 승민의 약혼자이지 같은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는 은채가 서연의 욕망을 읽고(동시에 옛 애인에게 온전한 새집을 지어주려는 약혼자의 은밀한 욕망 역시 간파하고) 새로운 제안을 한다. 신축이 아니라 증축을 하라는 것.
- 김영하 『보다』
요즘 읽고 있는 책, 김영하의 <보다>.
전에 읽었던 <말하다>는 유튜브에서도 봤던 김영하의 강연 내용들이 주를 이뤄서 내용이 겹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보다>는 김영하가 읽은 책, 소설 등에 대해 쓴 에세이라 소설가의 눈으로 보는 소설, 영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 중에는 <건축학개론>에 대한 리뷰도 있었다. 다만 그 집을 설계하는 남자가 대학교 때 잠깐 사귀었던 가난한 서울남자라던가, 신축과 증축에 얽힌 약혼자의 욕망을 은채가 읽은 이야기라던가, 히스테리자 서연이라던가.. 김영하가 해석한 영화는 새로운 느낌을 주어서 잠 안오는 밤 영화를 플레이했다. 요즘 나 사는 것도 매운탕 같기도 했고.


2012년 개봉날에는 학교에서 집에 가던 중 급 신도림에 내려 영화를 봤었다.


테이크아웃드로잉
라쩡과 추억의 카페ㅋㅋ


이제보니 건축학개론 교수님 집은 이촌

처음 영화 볼 당시 정말 좋았던 장면

가운데 있는 친구!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랑 <삼진그룹 영어 토익반>에도 나온 조현철 배우ㅋㅋ

대배우 조정석 탄생영화ㅎㅎ

내가 할게. 그렇게 하게 해줘.
김영하의 리뷰를 보고나니 승민이 다르게 보인다. 당시엔 이제훈이 어쩌다 엄태웅이 되었냐며 승민의 역변에 분노하기 바빴는데ㅎㅎ 다시보니 확실히 미묘한 감정 연기를 잘 한다.



원래 다음 주에 제주도에 가보려 했는데 거리두기 때문에 갈 수 있을지.. 서연의 집 가고 싶다.
다시 봐도 좋았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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