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도서관 - 나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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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애도를 여행에 비유한다. 훌쩍 떠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감정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된 후 제자리로 돌아와서 일상을 영위하는 여행.
하지만 나는 애도란 '완전히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도 그를 잃은 나를, 잃기 전의 나로 돌아가게 만들지는 못한다. 애도는 그렇게 새로운 나를 만나고 고인과 이전과 다른 방식의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이다.
비록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더라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며 세상은 충분히 가치 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애도다.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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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가 아닌 한 아이의 아버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부디 그녀의 아이가 '엄마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아주길 기도하는 것뿐이다.
또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엄마가 했던 실수는 너를 해치려던 것이 아니었음'을 알아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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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애도를 여행에 비유한다. 훌쩍 떠났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감정이 가라앉고 생각이 정리된 후 제자리로 돌아와서 일상을 영위하는 여행. 하지만 나는 애도란 '완전히 다른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것도 그를 잃은 나를, 잃기 전의 나로 돌아가게 만들지는 못한다. 애도는 그렇게 새로운 나를 만나고 고인과 이전과 다른 방식의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이다. 비록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더라도 삶은 살아볼 만한 것이며 세상은 충분히 가치 있음을 알아가는 과정이 바로 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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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 환자는 흔히 트라우마를 일으킨 사건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돌리곤 한다. 어릴 때부터 우리는 '착한 사람은 복을 받고 나쁜 사람은 벌을 받는다'는, 실제로는 현실감이 떨어지는 권선징악의 논리를 교육받는다. 그래서 끔직한 일이 발생했을 때, 트라우마의 피해자는 '내가 뭔가 잘못해서, 내게 문제가 있어서 벌어진 일'이라며 사건의 원인을 자신에게 돌린다. (...)
-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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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던 적이 한순간도 없었던 것 같아요. (...)
그런데 딱 한 번 생각나는 장면이 있어요. 삼촌이 목말을 태워줬을 때.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 삼촌에게 평생을 학대당한 소년의 행복했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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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능력은 학습 가능한 영역이다.
<경청하기 : 공감적 이해라는 예술> 에 나오는 공감의 조건
첫째, 다른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가치있는 일임을 인지하는 것
둘째, 내가 모든 관심의 중심이 되지 않고자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 타인을 향한 진심 어린 관심과 호기심에서 공감은 시작된다.
셋째, 다른 사람에게서, 특히 나와 많이 다른 사람들일수록 더 배울 것이 많다는 점을 깨닫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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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중독은 만성질환과 같은 의료적 치료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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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의 손경제 커피타임 7/15 에서 안기자님이 살짝 언급했던 책. (박기자님은 역시 의사도 뉴욕의사입니까, 하면서ㅎㅎ)
그 당시엔 책 이름을 몰랐었는데 어느날 도서관에서 자꾸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책이 있길래 빌려봤더니 그 책이 그 책이었다.
평화롭고 행복했던 합숙 교육 기간동안 읽었는데, 몇 번이나 울컥했고.. 정신과 의사 선생님의 따뜻한 말투에 나도 함께 치유받았다.
반납 기한이 다 되어 처음 읽었을 당시 인덱스 해 두었던 페이지를 다시 읽어봤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나에게,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말인 것 같았다.
부디 이 세상에 호의와 친절이 흘러넘치길 바라며.